언론보도

[기사]전문가가 말하는 '디지털영상속기사'

  • 관리자
  • 2008-07-28

전문가가 말하는 '디지털영상속기사'

김은연(정부브리핑 속기담당)

■ 어떤 일을 하시나요?

말 그대로 기록하는 일을 하는데요, 주 업무는 정부 부처 브리핑을 실시간으로 기록해서 전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부기록실>


■ 속기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는지요?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제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다보니 속기사 자격증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속기사는 속기자격증 자체만으로도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 자신감이 생겼고요. 이 직업이라면 평생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업무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년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당시 롯데호텔 프레스센터는 약 2천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 있다 보니까 영어·일본어·프랑스어 등 각종 언어가 뒤섞여 그야말로 전쟁터였죠. 제가 2박3일간 맨 앞자리에서 속기를 했거든요. 변화무쌍한 일정,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깜짝 행보에 따라 수시로 브리핑을 진행하다보니 한시도 자리를 뜰 수 없을 정도로 긴박감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이 디지털영상속기를 처음 봤는지 보는 사람마다 생방송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며 방송국에서 나왔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아직 국회 등에서 손으로 쓰는 속기사들이 많다보니까 우리나라 속기가 이렇게 최첨단인지 몰랐다며 빠르게 나오는 기록에 놀랍다고 하더군요.

■ 디지털영상속기사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사진학을 전공할 정도로 사진촬영을 좋아하는데요. 흔히 속기사를 말의 사진사라고 합니다. 디지털영상속기사는 실시간 영상제어 기술과 빠르게 입력하는 기술을 이용해서 순간순간 장면을 생생하게 기록해요. 누군가가 흘려버리듯이 한 말 빠짐없이 문서화하고 또 자료로써의 가치가 있다는 점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은 속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고요.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답니다. 이것은 나쁜 점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몰두해서 치열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일 바뀌는 브리핑내용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최신정보를 많이 습득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보람도 느낀답니다.

■ 주로 어디에서 활동하나요? 임금은 어느 정도 인가요?

속기사 어디서 일하는지 일일이 언급하기가 힘들어요. 처음에는 공무원이 목표여서 속기사가 법원이나 국회, 의회 같은 공무원으로만 채용되는 줄 알았는데 공사나 위원회, 기업체, 사회 단체, 자막방송, 학교, 은행 등등 진출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기록의 중요성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것 같아요. 공무원은 규정된 공무원 급여를 받고, 기업체는 신입에서 2년차 정도면 연봉 2200∼2500만원 정도 받는데, 이는 회사 혹은 기관마다 다르며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프리랜서나 속기사무소 창업의 경우 시간당 20∼35만원의 속기요금을 받기 때문에 수입이 억대를 넘어가는 전문속기사들도 많고 동급경력자라도 편차가 매우 큰 직업이지요.

■ 유망직업으로 속기사가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나라 속기가 단순 컴퓨터입력방식에서 디지털영상속기방식으로 바뀌면서 기존 속기사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는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자연히 속기의 질과 수준이 높아지면서 필요로 하는 분야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유망직업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담당하는 업무도 디지털영상속기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요, 실시간 원격속기는 우리나라가 세계최초일 정도로 아직 전문인력이 많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실력만 갖춘다면 타 직업에 비해 취업의 기회가 많이 열려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하나요?

우선 속기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니까 꾸준한 속기연습은 필수고요. 시사나 상식을 넓히는 것이 속기시험이나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뉴스나 토론, 이슈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검찰청과 같은 신규채용예정인 기관도 있는만큼 수사속기와 같은 전문자격증도 취득 해 놓는 것이 취업에 유리하고요. 속기자격증만 있으면 대부분 면접이나 실기시험으로 채용되기 때문에 필기시험 부담도 없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직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갈수록 취업에 대한 부담과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점점 부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단순히 영어실력을 높여서 대기업에 취업해야겠다는 것, 공무원이 되어 안정한 생활을 누리겠다는 것, 이런 것들이 꿈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죠. 직업을 선택하고,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노력에 열정이 더해진다면 꿈은 이룰 수 있는만큼 여러분도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셔서 멋진 디지털영상속기사가 되시길 바랄게요.